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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수입해 돈 번다고?

by gold0604 2025. 6. 16.

 

 

스웨덴의 쓰레기세 비밀

 

‘쓰레기’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쾌함과 처리 비용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쓰레기로 수익을 창출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해외에서 수입까지 하는 나라가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북유럽의 환경 강국 스웨덴(Sweden)입니다.
오늘은 스웨덴이 어떻게 쓰레기를 수입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친환경 에너지’를 만들어 수익까지 얻는지를 살펴보며, ‘쓰레기세’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① 스웨덴은 정말 쓰레기를 ‘수입’하는가?

정답은 “예”, 그것도 수십만 톤 단위로 말이에요.
스웨덴은 매년 약 200만 톤 이상의 생활 쓰레기를 ‘에너지화’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활용률이 너무 높은 나머지 국내 쓰레기만으로는 발전소를 가동할 수 없게 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영국, 노르웨이,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에서 쓰레기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 쓰레기들은 단순히 묻거나 태우는 게 아니라,
스웨덴 내 “WTE (Waste To Energy)” 플랜트를 통해 처리되며,
이를 통해 전기와 지역 난방용 열을 만들어냅니다.

🔥 스웨덴에서는 약 100만 가구가 쓰레기 에너지로 난방을 공급받고 있고,
26만 가구 이상이 쓰레기 기반 전기를 사용하고 있어요.

즉, 스웨덴에게 쓰레기는 부담이 아니라 자원입니다.
이 시스템이 가능했던 핵심은 바로 세금과 정책 설계에 있습니다.

 

② 쓰레기세, 단순한 벌금이 아니다

스웨덴은 1991년부터 탄소세와 함께 폐기물에 대한 강력한 과세 정책을 실시해왔습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제도는 ‘쓰레기세(Waste Tax)’인데요, 이 세금은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합니다.

  1. 매립 억제용 유도 세금

스웨덴은 매립을 거의 금지하고 있으며,
쓰레기를 매립할 경우 높은 세금이 부과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스웨덴의 쓰레기 매립률은 1%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대부분은 재활용되거나, 에너지로 전환되죠.

  1. 재활용을 유도하는 세금 구조

제품을 처음 만들 때부터 포장재에 세금을 부과해,
과도한 포장을 줄이고 기업에게 친환경 소재 사용을 유도합니다.
또한 일반 가정의 분리수거 미이행 시에도 벌금 형태의 부담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분리수거 참여율도 90% 이상으로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제도들은 단순히 ‘돈을 걷는 행위’가 아니라
시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구조적 장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③ 쓰레기를 수입해도 스웨덴이 돈을 버는 구조는?

그렇다면 외국에서 쓰레기를 수입하면서 어떻게 돈을 버는 걸까요?
1. 수입 쓰레기 처리 비용을 외국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받음
→ 예: 영국이 자국 쓰레기를 스웨덴에 보내면서 처리비를 지불
→ 스웨덴은 이 쓰레기를 태워 전기·열을 생산하고 이를 다시 판매
2. 에너지 생산을 통한 국가 수익화
→ WTE 시설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지역 난방망, 전력 시장으로 판매됨
→ 쓰레기 처리와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음
3. CO₂ 배출권 거래에서 유리한 입장 확보
→ 탄소 배출량이 낮기 때문에 국제 탄소 크레딧 거래에서도 강세를 보임
→ 유럽 내 탄소중립 선도국가로서의 입지 확보

즉, 외국은 쓰레기 처리 비용을 내고, 스웨덴은 그 쓰레기로 에너지를 만들고 돈을 벌고,
지구는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줄어드는 셈이죠.
정말 기가 막힌 구조 아닌가요?

 

 

④ 한국과 비교해본다면? 우리가 배워야 할 점들

한국은 현재 재활용률은 높은 편이지만, 매립과 소각 의존도도 여전히 큽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플라스틱 폐기물, 소형 가전 등 분리배출 사각지대가 많고,
WTE(에너지화 설비) 시스템도 일부 지자체에 한정돼 있는 상황입니다.
항목                             스웨덴                                        한국
매립률                       1%이하                                      약 17%
쓰레기수입              있음 (약 80만 톤/년)                       없음
WTE 시설              보급률 전국 대부분                  일부 대도시 중심
쓰레기세             고세율 매립세, 포장재세,            일부 지역 종량제 운영
                           분리수거 벌금 등 다양

 

스웨덴의 시스템은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결과물입니다.
시민들에게 ‘분리배출’과 ‘재활용’을 습관화하도록 세금 정책을 활용하고,
국가는 ‘에너지화’ 기반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죠.

 

 

마무리하며 – 쓰레기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스웨덴은 쓰레기를 ‘돈 되는 자원’으로 만든 국가입니다.
이는 기술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설계, 시민의식, 세금제도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앞으로 한국도 탄소중립, 친환경 전환을 위해
이런 ‘쓰레기세’ 기반의 에너지 전환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쓰레기를 줄이자는 말을 넘어,
“쓰레기를 어떻게 잘 써먹을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생각을 전환해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