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세금이라고?”
“진짜로 그런 나라가 있었어?”
믿기 힘들겠지만, 실제 역사와 세계 각국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이상한 세금’들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특히 신체 조건이나 외모, 건강 상태에 따라 매겨졌던
기이하면서도 진짜 있었던 세금들—즉, ‘뚱뚱세’, ‘대머리세’, ‘수염세’, ‘비만세’ 등
황당하지만 실제 사례들을 모아 소개해 드릴게요.
① 러시아의 ‘수염세’ – 수염도 허락받고 길러야 한다?
18세기 러시아 황제 표트르 대제는
서구식 개혁을 통해 러시아를 유럽화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개혁의 일환으로 1705년, 황당한 세금 하나가 등장했죠.
바로 ‘수염세’입니다.
왜 수염에 세금을?
• 당시 유럽에서는 수염 없는 얼굴이 ‘문명화된 모습’으로 여겨졌고
• 반면 러시아는 정교회 문화로 수염을 신성시했기 때문이에요.
• 표트르 대제는 ‘유럽처럼 깔끔한 얼굴’을 강제하며,
수염을 기르고 싶다면 반드시 국가에 돈을 내고 허가증(동전 형태)을 받아야 했습니다.
실제로 수염세를 낸 사람에게는
‘나는 수염세를 낸 사람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동전이 지급되었고,
수염을 단속하는 전담 공무원까지 존재했을 정도였어요.
외형 하나도 국가가 규제하던 시대—그 시대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례입니다.
② 덴마크의 ‘지방세(Fat Tax)’ – 뚱뚱하면 돈 더 내라?
조금 더 현대적인 예시로 넘어가 볼까요?
덴마크는 2011년, 전 세계 최초로 지방이 많은 음식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합니다.
바로 이른바 ‘뚱뚱세’, 정확히는 포화지방세(Fat Tax)입니다.
세금 대상이 된 것들
• 포화지방이 2.3% 이상 포함된 식품
• 버터, 치즈, 육가공품, 가공 햄, 과자류
• 패스트푸드와 햄버거도 간접적으로 가격 인상 대상
국민 건강을 해치는 고지방 식단을 제한하고,
의료비 절감 및 비만율 감소를 노린 정책이었습니다.
결과는?
하지만 시행 1년 만에 폐지되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 소비자 반발 + 식품업계 저항
• 국경을 넘어 독일·스웨덴 등에서 ‘지방 없는 제품’을 구매하는 국경 쇼핑 증가
• 실제 건강 지표 변화는 미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뚱뚱세의 철학은 이후 여러 나라의 소다세, 비만세 등의 정책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③ 헝가리의 ‘비만세’ – 패스트푸드와 설탕이 세금 대상?
덴마크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헝가리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비만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정식 명칭은 ‘공중보건 제품세(Public Health Product Tax)’,
대중적으로는 ‘햄버거세’, ‘콜라세’라고도 불립니다.
세금 부과 대상
• 고칼로리 간식류
• 설탕이 많은 탄산음료
• 나트륨이 과도한 레토르트 식품
• 일부 소스, 과자류
헝가리는 비만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였고,
이를 줄이기 위한 공공보건 전략으로 세금을 도입한 것이죠.
실제 효과는?
• 정책 시행 이후 고지방·고당분 제품의 소비량 약 27% 감소
• 걷은 세금은 의료예산과 보건 교육에 투입
•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모범 정책으로 언급
비만세는 이제 단순히 기이한 세금이 아니라
공중보건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중입니다.
④ 터키의 ‘대머리세’ 논란 – 존재는 했을까?
가끔 인터넷이나 밈(meme) 콘텐츠에서
“터키에는 대머리세가 있다”는 말이 떠돌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식으로 대머리에게 세금을 부과한 국가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유래 추정 1: 수염세처럼 외형 과세의 패러디
러시아 수염세 사례와 유사하게
‘외모로 과세하는 나라’에 대한 풍자 콘텐츠에서 비롯된 가상의 설정입니다.
유래 추정 2: 터키 이발소에서의 요금 차별
일부 이발소나 미용실에서 머리가 거의 없는 고객에게도 동일한 요금을 부과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시간(면도 포함)이 소요되는 경우 요금이 달랐다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를 희화화하며 ‘대머리세’라는 표현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터키는 오히려 탈모 치료와 모발 이식의 성지로 유명합니다.
연간 수만 명이 의료관광을 위해 터키를 방문하고 있으며,
국가도 이를 수익 산업으로 인정하고 있죠.
즉, 대머리세는 없지만, 대머리 관광산업은 있는 나라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
마무리하며 – ‘희한한 세금’에도 시대정신이 있다
수염, 살, 음식, 외형—우리가 보기엔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이상한 세금들에는 나름의 국가 정책 목적과 사회적 배경이 담겨 있습니다.
• 러시아는 ‘개인의 외모’를 통해 서구화를 추진했고
• 덴마크와 헝가리는 국민 건강을 위해 식습관에 개입했고
• 헝가리는 지금도 세금을 통한 행동 변화 유도 정책을 실천 중이죠.
결국, 세금은 단지 돈을 걷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 사회가 무엇을 정상이라 여기고,
무엇을 바꾸고 싶어 하는지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세금이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면,
그 뒤에 숨은 가치와 철학도 함께 떠올려보면 좋겠죠.